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를 다 봤다.
9년의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시작된 이야기라 시즌1과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백기태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고, 백기현 역시 자신의 위치에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시즌2를 보기 전에 9월에 봤던 작품들을 간단하게 정리해둔 적이 있다.
(9월 감명록 |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브레이킹 베드, 읽은 책 기록)
이번에는 시즌2를 다 보고 나서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이 드라마를 꽤 재미있게 봤다.
다만 보고 나서 머릿속에 가장 먼저 남은 건 의외로 스토리가 아니었다.
현빈 진짜 잘생겼다.
정확하게는 잘생겼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현빈 보는 맛이 확실하다
백기태를 연기하는 현빈의 멋은 정말 압도적이었다.
이건 그냥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현존 대한민국 원톱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가만히 앉아 있는 장면도 그렇고, 누군가를 바라보는 표정도 그렇고, 정장을 입고 걸어가는 장면도 그렇다.
특별히 뭘 하지 않아도 화면에 나오면 눈이 간다.
시즌1의 백기태와 비교하면 시즌2에서는 조금 더 여유가 생긴 느낌도 있다.
이미 어느 정도 권력을 손에 넣은 사람이기 때문에 행동 하나하나에 여유가 있다.
그런데 그 여유 속에 욕심도 같이 보인다.
더 높은 곳으로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의 모습이랄까.
그래서 백기태라는 캐릭터 자체도 재미있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현빈이 백기태를 연기하는 걸 보는 재미가 상당히 컸다.
스토리가 조금 답답해지는 순간에도 현빈이 나오면 다시 집중하게 된다.
이건 배우가 가진 힘인 것 같다.
그런데 백기현은 정말 이해가 안 된다
여기서부터는 조금 답답한 이야기다.
백기현.
진짜 보면서 계속 생각했다.
‘왜 그러냐 진짜.’
백기현이 형인 백기태와 다른 생각을 갖는 것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
형과 같은 길을 걷고 싶지 않을 수도 있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런데 시즌2를 보는 동안 백기현이 어떤 선택을 할 때마다 쉽게 납득이 되지는 않았다.
특히 이야기가 뒤로 갈수록 더 그렇다.
‘그래서 도대체 뭘 원하는 거지?’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물론 캐릭터가 갈등하고 흔들리는 과정 자체가 드라마에서 필요한 건 알고 있다.
그런데 이해하는 것과 공감하는 건 또 다른 문제인 것 같다.
백기현이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는 알겠는데, 그 선택에 내가 감정적으로 따라가지는 못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보고 나서도 백기현에 대해서는 똑같은 생각이 남았다.
아니, 그래서 왜 그러는 건데.
백소영도 백기태에게 반기를 드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백소영도 비슷했다.
시간이 9년이나 흘렀으니 사람이 달라지는 건 당연하다.
그동안 여러 일이 있었을 테고, 백기태를 바라보는 생각이 바뀌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 나는 백소영이 백기태에게 반기를 드는 과정 역시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물론 드라마 안에서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하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이유가 충분하게 와닿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나는 계속해서
‘굳이 여기까지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기태라는 인물이 워낙 강하게 그려져 있어서 그런지 주변 인물들이 그에게 등을 돌리는 과정이 오히려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냥 백기태가 자기 방식대로 끝까지 밀어붙이는 모습을 조금 더 보고 싶었던 것 같다.
오 검사는 왜 필요했을까
그리고 또 하나.
오 검사.
시즌2를 보면서 이 캐릭터는 계속 궁금했다.
‘이 캐릭터가 꼭 필요한가?’
백기태와 백기현의 관계만으로도 이야기가 상당히 복잡하다.
여기에 백소영까지 있고, 당시의 정치적인 상황과 여러 인물들의 관계까지 얽혀 있다.
그런데 오 검사까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조금 더 복잡해지는 느낌이었다.
물론 작품 전체에서 필요한 역할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오 검사 쪽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조금씩 집중력이 떨어졌다.
내가 이 작품에서 가장 궁금했던 건 결국 백기태와 백기현의 관계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 검사의 이야기가 중심에 들어올 때는 조금 아쉬웠다.
결국 역사대로 흘러간 게 아쉽다
그리고 시즌2를 보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다.
결국 역사대로 간다.
이 작품이 실제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래서 결말의 큰 방향을 완전히 모른 채 본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웠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중간중간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혹시 여기서 뭔가 달라지는 건 아닐까.’
백기태가 어디까지 갈지 궁금했고, 백기현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궁금했다.
가상의 인물들이 실제 역사 속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하면서 봤다.
그런데 결국 역사는 역사대로 흘러간다.
물론 이건 작품의 구조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완전히 다른 결말을 만들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걸 이해하면서도 마지막에는 조금 허탈했다.
특히 백기현의 선택을 지켜보면서는 더 그랬다.
그래도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은 있었다
아쉬운 부분이 없었던 건 아니다.
백기현은 끝까지 이해하기 어려웠고, 백소영의 선택도 쉽게 공감되지 않았고, 오 검사는 조금 뜬금없이 느껴졌다.
그런데도 끝까지 보게 됐다.
결국 가장 큰 이유는 백기태였다.
그리고 그 백기태를 연기한 현빈이었다.
시즌2에서 현빈은 그냥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볼 만했다.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분위기가 있고, 화면에 나오면 자연스럽게 시선이 간다.
그래서 스토리에서 조금 답답한 부분이 있어도 계속 다음 화를 눌렀던 것 같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를 다 보고 나서 내가 가장 기억하는 것도 결국 백기태다.
현빈은 멋있었다.
백기태도 끝까지 백기태다웠다.
그런데 백기현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정말 마지막까지 보고도 모르겠다.
왜 그러냐 진짜.
그래도 이런 생각을 하면서 끝까지 봤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캐릭터에 신경을 쓰게 만든 드라마였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후기, 결국 현빈 보는 맛으로 끝까지 봤다”에 대한 1개의 생각